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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레스토랑 - 싱가포르 칵테일 여제, 서울드래곤시티 스카이킹덤에서 만나다




싱가포르 칵테일 여제,

서울드래곤시티 스카이킹덤에서 만나다


ANTI:DOTE 바니 강 바텐더







싱가포르에서 대표 바텐더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여성 바텐더가 있다. 

바로 바니강Bannie Kang 바텐더. 

그녀는 11월 22일 그랜드 오픈 예정의 서울드래곤시티 스카이 브릿지 ‘스카이킹덤’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 방한 했다. 

맨땅에 헤딩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넘어간 싱가포르에서 톱Top 바텐더의 자리까지 갖은 고난과 역경을 지나 왔을텐데, 

그러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밝고 통통 튀는 매력의 강 바텐더. 

그녀를 만나 그녀 만의 싱가포르 적응기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일 스카이킹덤의 시그니처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노아윤 기자 ㅣ사진 조무경 팀장





예기치 않은 여행의 시작 


바니강 바텐더는 진주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전공했다. 그는 2010년 졸업직후 자신이 바텐더가 될 줄 전혀 모른 채 무작정 싱가포르로 떠났다. 그저 처음엔 해외에서 견문을 넓혀보자고 떠나온 길. 그녀는 첫 직장이었던 ‘City Space’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중, 바 매니저의 눈에 들어 바텐더의 세계에 입문했다. “여성들만 근무하던 규모가 작은 레스토랑이었기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연히 바 매니저님의 눈에든 것도 행운이죠. 당시 바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시절이라 곁눈질로 배워가며 기술을 하나둘 익혔어요.” 그렇게 걸음마를 떼던 중, 매니저님의 월드클래스 싱가포르 대회 우승을 계기로 바텐더의 꿈을 더욱 키우기 시작했다. 바텐더도 셰프처럼 칵테일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에 요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고. 그러나 언어의 장벽과 경험해본적 없는 일, 그리고 박봉의 월급까지, 싱가포르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강 바텐더는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좋은 지인들이에요. 돈 한푼 없이 무작정 넘어가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았을 때 함께 일했던 시니어가 본인 집에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해 줬어요. 주변 분들의 이런 배려 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싱가포르에 있는 그들을 떠올리는 듯 행복한 미소짓는 그녀를 보니 어딘지 모를 강 바텐더만의 긍정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생활할수록 더 늘어나는 언어의 장벽과 곁눈질로만은 얻을 수 없었던 바텐딩 기술 때문에 다시 한국으로 귀국했다. 귀 국 후, Johnnie Walker Academy와 Korean International Bartending Academy에서 바텐더 과정을 밟고 언어실력을 다졌다. 그리곤 싱가포르로 돌아와 ‘City Space’에서 계속 업무를 수 행하고, 2013년 ANTI:DOTE팀에 합류하게 됐다.




하늘에서 맛보는 칵테일 


강 바텐더가 멀리 싱가포르에서 한국까지 온 이유 중 하나는 곧 그 랜드 오픈 예정인 ‘스카이 킹덤’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서다. 특별히 강 바텐더여야 하는 이유는 이미 그의 실력에 있지만, 또 하나의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서울드래곤시티와 같이 아코르 그룹 중 하나인 페어몬트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을 만들어 유명해졌기 때문. ‘싱가 포르에 왔으면 모름지기 싱가포르 슬링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듯 서울을 대표하는 칵테일을 만들어보고자 본고지의 강 바텐더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스카이킹덤은 시그니처 칵테일과 함께 국내 최초의 ‘하늘에서 놀자!’ 콘셉트로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가 되고자 한다. 싱가포르 슬링의 좋은 기운을 강 바텐더가 새로운 칵테일에 담아 이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 



ANTI:DOTE 


ANTI:DOTE는 전통적이지 않은, 진보적인 칵테일 바다. 클래식 칵테일을 베이스로 현대적인 기술을 믹스해 감각적인 바로 통한다. ANTI:DOTE의 레시피는 프리미엄 스피릿, 시장에서 공수해온 신선한 재료들, 수제 향기로운 비터 & 리큐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다를 베이스로 이뤄진다. 또한 쿠바 민트 시나몬 바질, 메리골드와 같은 허브와 꽃들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모든 것에 정교한 과정이 적용되듯 ANTI:DOTE는 고객을 위한 따뜻하면서도 도심 속 아늑한 공간을 제공한다. 


www.fairmont.com/singapore/dining/antidote




바니 강 바텐더 수상경력 


2012 싱가포르 바텐더 소믈리에 협회 주관 전국칵테일 대회 

2012 1위 2013 Diageo Reserve World Class 2013 6위, 본선 진출 

2014   Diageo Reserve World Class Singapore 2014 3위, 최초 여성 바텐더 결승 진출   

          Diplomáico World Tournament 2014 Top 8 

2013~2015 Bar Awards Singapore, Best Female Bartender 3년 연속 선정 

2016 Bacardi Legacy Global Competition 2016 우승 

2017 Asian debut of international female bartending competition Speed Rack 결승






HR 싱가포르 칵테일 바 ‘ANTI:DOTE’에서 활동 중이다. 바 소개를 하자면? 

ANTI:DOTE은 페어몬트 호텔 내에 있는 모던 칵테일 바다. 칵테일 바지만 음식도 유명하다. 특히 타파스가 꾸준히 인기있는 메뉴. 우리 바의 경우에는 다른 바를 모방 한다기보다 바 문화를 선도한다는 개념으로 Creativity를 중시한다. 자체 R&D팀도 구성돼 있어 메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글라스나 플레이트 같은 기물도 직접 구해오거나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호텔 자체에서도 페어몬트 브랜드를 홍보보다 ANTI:DOTE 자체 브랜드를 많이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 성격이 강하다. 초콜릿, 유니폼 등에도 페어몬트 호텔 로고가 아닌 ANTI:DOTE의 로 고가 새겨져 있다.


HR 여성 바텐더로서 오래 활 동하기 쉽지 않은데, 그것도 타국에서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사실 2년 전쯤 만해도 여성 바텐더들이 많지 않았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 해야 하니 일하기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됐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 바텐더들도 늘어나고 있고, 특히나 싱가 포르는 다문화 국가인데다가 성별에 대해 크게 의미두지 않는 서양 사람들이 많아 크게 여자라고 무시하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초창기에는 오히려 같은 동양 사람들 중에서 남자 바텐더한테만 칵테일을 주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HR 그동안의 수상이력이 화려하다. 본인만의 비결은 뭔가? 

어느 시험이나 다 그렇지만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품이나 브랜드에 따라 선호하는 특징이 다 따로 있다. 쿠엥트로Cointreau, 탱커레이텐Tanqueray No. Ten 브랜드의 경우에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해 안개꽃을 가니쉬로 활용했던 칵테일로 수상했고, 바카디 레거시는 심플함에 초점을, 그리고 월드클래스의 경우에는 창의성을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 맛있는 칵테일 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 브랜드를 이해하고 있고, 그 브랜드들이 듣고 싶어 하는 부분을 잘 캐치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지가 키포인트인 것 같다.


HR 서울드래곤시티를 위해 새롭게 제조할 칵테일 콘셉트는 무엇인가?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기본 베이스를 심플하게 두고, 여러 콘셉트로 계절별 변화가 가능한 칵테일을 만들 예정이다. 싱가포르에는 과일이 비싸고 제철 과일이라는 개념이 없다. 하지만 한국에는 제철과일이 있고, 값도 싸고 맛도 좋다. 퓨레나 청으로 만들어놓으면 상하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시즌별로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티TEA를 인퓨즈Infuse할 생각도 있다. 녹차 가루나 차 가루를 곱게내, 우유 거품 위에 시그니처 로고를 올리는 것도 구상 중이다.  

Antidote -Tonics




HR 이러한 새로운 칵테일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
음식과의 페어링도 중요하고 가니쉬나 바텐딩 도구로 키친 기물을 많이 쓰기 때문에 셰프들과 많이 공유, 이야기 하는 것에서 도움을 많이 얻는 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셰프인 남편에게 아이디어를 물어본다. 구상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 하면 남편이 아는 테크닉이나 필요 장비 등을 이야기 해주고, 칵테일을 만들고 나면 셰프의 예민한 미각으로 맛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실제로 월드클래스에 참가했을 때 텐큐레이트 텐진과 티를 사용해 칵테일을 만들라는 미션을 받았는데, 당시 로컬식품을 잘 모르고 있었다. 칵테일에 색을 입히고 싶은데 블루큐라소같은 리큐르는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 남편이 말레이시아에서 디저트로 쓰는 버터플라이 피Butterfly pea라는 꽃을 소개해줬고, 버터플라이 피로 시럽을 만들어 칵테일 제조에 이용했다. 재미있었 던 것은 시럽에 시트러스를 넣으면 코발트 블루 빛에 가까웠던 색이 보라색으로 변한다는 점을 발견해, 심사위원이 반쯤 시음했을때 시트러스를 넣게했다. 심사위원들에게도 생소했던 로컬 식품을 활용해 재미도 선사했기 때문에 높은 가산점을 받을 수 있 었다.

HR Bacardi Legacy Singapore 대회에서 칵테일 ‘화채’를 선보일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같다. 
일은 싱가포르에서 하고 있지만 한국을 많이 알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한국 재료를 활용하려고 하지만 사실 한국 술(소주나 막 걸리)은 여기서 한 병에 2만원 정도로, 칵테일 재료로 사용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대신 오미자나 유자청 등을 사용한다. 솔잎을 담가 액기스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고 깻잎도 독특한 향이 있어 허브 종류를 대신해 쓰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재료들이다. 디플로마티코 결승에 올랐을 때에는 둥굴레 차를 인퓨즈한 칵테일로 진출했다. 한국에서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전통주를 알리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

HR 최근 한국에서 바 문화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의 상황은 어떠한가? 
3년 전까지만 해도 드라이아이스 등을 이용해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면 요즘에는 클래식+모던의 심플함을 추구한다. 화려한 개인기 보다는 칵테일의 맛 자체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 나라마다 입맛이 다르지만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여성분들도 독한 술을 선호한다. 주문할 때 스모키하고 사워한 칵테일을 요구하기 때문에 비터한 재료가 들어간 칵테일을 내주는 편이다. 특히 아마로 종류나 셰리 와인을 주로 사용하고, 바 자체에서 술을 더 독하게 증류시키는 경우도 있다.

HR 한국과 싱가포르의 바 혹은 바텐딩 문화 의 차이가 있다면?  
일단 싱가포르는 한국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바텐더들끼리 교류가 많다. 나라가 작아 서로 경쟁할 것 같은데 오히려 많이 도와주고 도움받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모든 바텐더들(약 50여 명)이 모인 그룹채팅 방도 있다. 새로운 칵테일을 제조하고 싶은데 어디서 어떤 제품을 사야할지, 레시피를 공유하고 셰이킹을 할지 스터Stir를 할지 묻기도 하며, 일을 그만두는 바텐더가 있으 면 다 같이 모여 환송회도 한다. 또한 누군가 싱가포르를 대표해서 대회를 나간다면 다같이 프로필 사진을 그 사람으로 바꿀 정도로 끈끈한 무언가가 있다. 실제로 나도 월드클래스 대회에 참가했을때 다른 바텐더들이 프로필 사진을 전부 내 사진으로 바 꿨었다.

HR 한국에서 활동할 생각은 없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한국에 오고 싶긴 하지만 당분간은 싱가포르에 있을 것 같다. 아니면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로 가볼 생각도 있다. 일단 돌아가서 우리 바 홍보에 주력할 것이다. 아시아와 전 세계 지역에서 뽑는 Best 50 Bar Award가 있는데, 매번 등수에 들었다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지 못해 지금은 순위 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벤트나 행사 참여를 보다 활발히 해 ANTI:DOTE을 노출시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회에 계속 참가할 계획인데 일단 올해 큰 대회는 다 끝난 상태이고, 올해 12월에서 내년 1월에 열리는 대회를 준비할 것이다. 






Tryson quek 수석셰프 


강 바텐더와는 페어몬트 ANTI:DOTE에서 처음 만났다. 각자 얼음 담고 감자 깎던 시절, 동병상련의 마음이 닿아 서로 의지하게 됐다. Tryson quek 셰프는 아시아에서 영향력있는 클래식 타파스를 선보인 셰프로 강 바텐더와 함게 ANTI:DOTE를 책임지고 있다. 보통, 사내연애는 받아들 여지지 않는 것이 호텔업계의 통념이지만, 오히려 이 둘은 페어몬트 ANTI:DOTE 의 시그니처 커플로 홍보되고 있다. 결혼 후, 바 리모델링의 시기에 맞춰 허니문을 다녀왔는데, 호텔측에서 헤드 셰프와 헤드 바텐더가 허니문을 떠나 부재중이라는 재미난 플랜카드도 크게 걸었을 정도라고. 돌아가면 메뉴개발 시즌이 와 강 바텐더와 페어링을 준비할 것이라는 Tryson quek 셰프의 모습을 보니 그의 요리도 한번 맛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