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로?
답답하기만 하고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한 시기가 있었다. 신춘문예 같은 곳에 소설을 투고한 지 10년이 다 될 동안 나의 글들은 어느 것도 데뷔작이 돼주지 않았다. 재고품처럼 나중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소리를 위안으로 삼기는 했으나 낙방하는 해가 거듭될수록 창작 동력은 뚝뚝 떨어졌다.
아직 나의 습작기가 7년쯤 더 남았던 해로 기억한다. - 나는 꿈이나 목표에 관해서 만큼은 이렇게 결정론적인 표현을 쓰려 한다. ‘투고한 지 3년쯤 지나서’라거나 ‘데뷔하기 7년쯤 전’이라는 표현보다는 더 확고한 의지가 담겨서다. - 그해 신춘문예도 다 떨어진 게 확정돼 며칠 동안 무기력하게 지냈다. 그나마 몇 푼 벌며 적을 두고 있던 곳에서도 이제 그만 나가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어 새해에는 꼼짝없이 낭인이 될 형편이었다. 그러니까 그해는 재고가 돼줄 습작품이 세 편쯤 더 쌓였다는 것 말고는 의미 없는 1년을 보낸 셈이었다.
‘산토리니 같은 데서 지내보면 작품이 좀 나오려나?’
소설을 쓰기 위해 새로운 공간을 동경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왜 하필 ‘그리스 산토리니’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벗어나고만 싶었고 산토리니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나의 당장과 충분히 먼 듯했을 뿐이다. 내가 본 사진 속 그곳은 맑은 하늘이 무한정 넓었고 푸른 해변을 낀 비탈 위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집들은 표백한 듯 눈부셨으며 바다만큼이나 파란 지붕을 저마다 이고 있었다. 그런 곳 어디엔가 값싼 숙소가 있다면 한 달쯤 머물며 그놈의 데뷔작을 한번 써보고 싶었다. 나는 셋방 보증금과 은행 잔고로 셈을 해보다 망상을 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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