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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레스토랑 -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6 미국 최신 요리 및 식재료 트렌드 분석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6

미국 최신 요리 및 식재료 트렌드 분석



취재협조_ 주한미국농업무역관, 미국 CIA 조리대학 한국동문회

자료출처_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6’ 가이드북





주한미국농업무역관과 미국 CIA 조리대학 한국동문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6’이 9월 7일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열렸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이번 캠프에서 2016년 미국의 최신 요리 트렌드와 이를 토대로 만든 메뉴가 공개됐다. 특히 요리 알파고라 불리는 셰프 왓슨의 레시피로 만들어진 요리를 비롯해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메뉴가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취재 | 정리 노혜영 기자




Chef Hong’s BobMali

셰프가 만드는 패스트 푸드


1600명의 프로페셔널 셰프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레스토랑협회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셰프들이 ‘나만의 캐주얼 음식’을 가장 핫(Hot)한 음식 트렌드 2위로 꼽았을 만큼 캐주얼 음식이라는 주제가 미국 외식업계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따라서 고급 다이닝 요리에서 벗어나 캐주얼 음식 분야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프로페셔널 셰프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볼 수 있었던 햄버거와 샌드위치, 이탈리안과 멕시칸 퀴진 등의 다양한 캐주얼 음식들을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변화시켜 선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의 패스트푸드 브랜드 제품들과 차별화해 음식 본연의 맛과 품질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높은 퀄리티에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돼 폭넓은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isig - Filipino Sizzling Pork

떠오르는 필리핀 음식


지난 5년간 ‘한국의 맛’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과 푸드트럭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 외식시장을 훑고 지나갔다면 최근엔 ‘아시아의 맛’의 새로운 주역으로 필리핀 음식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즈가 필리핀의 대표 음식인 ‘Sisig시식’을 지구상에서 가장 맛있는 돼지고기 음식으로 소개했고, 워싱턴포스트, CBN 뉴스를 비롯한 다수의 미국 언론들이 필리핀 음식과 레스토랑을 앞다투어 조명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예고됐다. 돼지 족발, 귀 등 다양한 부위의 재료를 이용하고 생강, 간장, 라임, 설탕 등으로 양념해 동남아 특유의 강한 맛을 내는 것이 필리핀 음식의 특징이다. 그 중 인기를 끄는 아도보Adobo, 시니강Sinigang, 카레카레Kare-Kare 등은 필리핀 왕실에서 즐겨 온 음식이기도 하다. 태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의 맛’ 열풍이 차례로 지나간 자리에 찾아온 필리핀 음식. 색다른 동양의 맛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필리핀 음식이 미국 외식시장의 테이블 위에 얼마나 커다란 흔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인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Green Juice for Sisig

주스 페어링Juice Pairing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을 함께 즐기는 와인 페어링은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가 됐다. 덴마크의 Nomad를 선두로 미국의 Eleven Madison Park, French Laundry를 비롯한 세계적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와인 대신 직접 제조한 음료를 테이스팅 메뉴와 함께 제공하는 주스 페어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건강을 의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미식을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주스 페어링은 실제 와인 페어링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미국 Telegraph지의 와인 전문가 Victoria Moore는 “주스와 음식의 궁합을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 즐기는 음료로 반드시 와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주스는 비단 과일이나 채소뿐만 아니라 꽃, 나무에서 짜낸 오일 등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무궁무진하며 이러한 재료를 훈제하거나 숙성시키는 등 더 섬세한 맛을 내기 위해 여러 방법이 동원된다. 따라서 주스는 와인과 Craft Beer의 뒤를 이어 요리의 맛을 보완할 수 있는 수제음료로 주목 받게 될 것이다.



Pancake Pops with Crispy Bacon

작고 적게 자주 먹기, 미니 디저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최고의 툴이 됐다. 2016년에도 운동과 건강 관련 해시태그는 100만 건 이상의 포스팅 수를 자랑하며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반영했다. 그럼에도 당분과 열량이 높은 디저트에 대해서는 ‘보상심리’, ‘당충전’, ‘에너지 보충’이라는 해시태그의 증가와 함께 지속적인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외식업계의 트렌드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와 재료들로 이뤄진 작은 디저트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미니 디저트는 귀여운 비주얼을 강점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왔다. 그러나 미니 디저트는 더 큰 범위에서 볼 때 버려지고 남겨지는 식재료를 줄이고 1회 섭취량을 줄여 자주 즐길 수 있는 메뉴라는 메시지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또한 ‘작고 적게 자주 먹기’는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에도 잘 부합되는 주제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Doughnut Sushi

진화하는 스시 롤


미국 외식업계에서 스시는 일본 음식의 대표주자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왔다. 변형이 불가능한 전통 음식으로 여겨져 온 스시에 다양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미국 서부에서 등장한 ‘캘리포니아 롤’이 스시에 캐주얼한 이미지를 덧입혀 미국 전역으로 널리 퍼져나간 것은 오래된 일이다. 하지만 최근 생선이 아닌 다양한 재료와의 조합이나 색다른 소스들과의 매칭,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도입 등 눈에 띄는 변신을 보이면서 미국 외식업계가 주목하는 트렌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2015년에 등장한 ‘스시리또(Sushi-rrito; 스시 브리또)’가 한 예인데 또띠아 대신에 김을, 브리또 속 재료 대신에 스시 롤 재료를 채운 메뉴로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밥으로 번을 만들고 패티 대신에 스시를 넣은 스시 버거도 뉴욕을 비롯한 동부 지역에서 인기를 얻었다. 여기에 더해 스시 롤은 미국을 상징 하는 음식 중의 하나인 도넛 모양의 형태로 진화하기에 이르렀다. 도넛 형태의 밥 위에 스시 롤의 재료를 올리는 스시 도넛은 눈과 식욕을 동시에 자극하는 새로운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editerranean Seaweed Salad with Feta Cheese

해초 르네상스


최근 미국 외식업계에서 해초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슈퍼 푸드로 각광을 받으며 유행을 이끌었던 케일Kale에 비할 수 있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해초가 그 유행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식재료인 해초는 비타민과 칼슘 및 여러 영양소들을 다량 함유하고 해안을 낀 지역이라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해초는 기존에 한국에서는 무침과 국거리로, 미국에서는 일식 샐러드 재료로 많이 활용됐지만 건강하고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 흐름과 맞물려 그 활용성이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단독 재료의 스낵에서부터 요리를 완성하는 가니쉬, 메인에 이르기까지 그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이른바 ‘해초 르네상스’ 시대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Mango Jam, Matcha Chiffon Cake and Panna Cotta

고객 참여형 메뉴


요리에는 만든 사람의 개인적 추억과 사연이 깃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셰프들도 자신의 추억이나 경험으로부터 새로운 레시피에 대한 영감을 얻곤 한다. 결국 셰프나 고객 모두 만드는 과정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함으로써 다이닝의 만족도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 미국 외식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내의 여러 미슐랭 레스토랑에서는 고객 앞에서 셰프가 직접 최종 플레이팅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식재료의 선택 역시 고객의 생각을 반영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셰프가 디저트를 만들 때 고객이 직접 자신의 추억과 경험을 요리에 반영시킬 수 있는 ‘참여형 디저트’ 메뉴도 부상하고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저트를 만드는데 직접 참여함으로써 고객은 잊지 못할 기억과 창조적 경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이닝에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법들이 시도되는 가운데 고객 참여형 메뉴는 외식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Heirloom Tomato Salad with Cous Cous

휴머니즘 푸드 - 전래 종자 식재료


‘Heirloom Plants’란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져 내려온 종자로 길러진 식재료를 말한다. 다시 말해 종자 상점에서 시판하는 상업용 씨앗이 아니라 텃밭을 가꾸는 개인들이 오랫동안 기르고 서로 주고받은 종자에서 생산된 야채나 곡물 식재료를 일컫는 말이다. 이를 통해 해당 종자의 다양성과 고유함을 유지해 보다 친환경적이고 자연스러운 음식을 제공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생산자와 소비자는 다음 세대에게 친환경 음식의 ‘가보’를 고스란히 물려줄 수 있다. 최근 주목을 받았던 북유럽스타일 레스토랑들은 최소한의 조리와 식재료 본연의 자연스런 생김새를 담아낸 메뉴를 손님들 앞에 선보인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서버는 음식을 소개할 때 메뉴 이름이 아닌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식재료의 맛과 향, 어디서 자랐는지, 어떻게 생겨났는지, 때로는 농부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접시에 담긴 음식은 단순히 맛을 평가하는 대상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생각하게 하고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전환된다.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다이닝 메뉴 전략에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강조되는 현 시장 상황에서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식재료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Fried Skate Wing Cartilage and Tartar

버려질 수 있는 식재료의 재발견


2015년 9월, 미국정부는 2030년까지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The Thirillist, Today’s Dietitian 등을 통해 미국의 외식업계 전문가들이 2016년 미국의 음식 트렌드 가운데 Waste-based cooking, 즉 ‘버려지는 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꼽은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버려지는 재료란 음식물 쓰레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에 잘 쓰이지 않고 외면 받던 재료를 말한다. 이미 2015년 3월, 뉴욕 Blue Hill의 셰프 Dan Barber가 WastED라는 팝업레스토랑을 열어 쓰고 남은 자투리 재료, 미관상 좋지 않아 팔리지 않던 채소 등을 충분히, 그리고 아름답게 활용해 양질의 코스 요리로 재탄생시키며 큰 호응을 얻은바 있다. 그 밖에도 LA의 유명 레스토랑 Wildcraft, The Gadarene 등 미국 전역의 레스토랑들이 주재료로 쓰고 남은 부분을 활용해 창의적인 메뉴를 개발하고 음식 낭비를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Mixed Spices Churros & Hot Chocolate Dipping Sauce

단맛과 스파이스의 조화 - 향신료를 사용한 디저트


달고 짠 맛의 메뉴들이 주류를 이루던 디저트 시장에 향신료를 사용한 디저트 메뉴가 2016년에도 주요 트렌드로 자리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향신료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역사를 통해 다양하게 공급돼 왔지만 디저트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단맛과 잘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을 떠나 향신료가 디저트에 극적이고 독특한 맛의 대비와 조합을 구현해내는데 매우 적합한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향신료는 소량만 사용해도 그 독특한 향과 맛이 다른 재료에 의해 쉽게 가려지지 않으며 원재료의 밋밋한 맛까지도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생강, 계피, 강황, 정향과 같은 향신료들은 약재로도 쓰일 만큼 건강에도 좋은 이점들을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Mushroom Cheddar Soup with Candied Walnut & Finger Meat

요리 알파고, 셰프 왓슨


체스보다 훨씬 복잡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바둑에서 인간을 대표한 이세돌 기사가 컴퓨터 알파고에게 경기를 내주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부쩍 늘어났다. 요리분야에 있어서 알파고의 화두를 던지고 있는 것이 바로 컴퓨터가 엄청난 양의 레시피와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레시피를 제안할 수 있도록 개발된 IBM Chef Watson이다. Chef Watson은 이미 요리책도 발간했고, 데이터가 축적됨에 따라 앞으로 더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혹은 원하는 재료를 선택하기만 하면 Chef Watson은 웹상의 레시피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맛과 향의 조합을 만들어 낸다. 현재 Chef Watson은 레시피만 만들어 내고 있지만, 조만간 물리적으로 조리까지 가능한 인공지능 셰프 로봇과 연결돼 실제 음식점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ChungYang Chili Chimichurri Steak

매운맛의 융화, 하이브리드 에스닉 꽁디망


세계 각 문화권의 양념 재료는 그 속에 있는 나라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거기에다 수많은 재료들의 조합이 만든 시너지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하다.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의 욕구는 해마다 미국 외식업계의 주요 트렌드에 새로운 조합과 맛의 창출을 담아내고 있다. 2016년의 특징으로 눈여겨볼 부분은 여러 문화권의 서로 다른 매운맛을 다른 문화권의 음식에 적용해 새로운 맛의 조합을 얻어내는 ‘하이브리드 에스닉 꽁디망’이다. 이는 매운맛은 어떤 문화권의 재료에나 모두 존재하지만, 그 각각의 맛과 향은 서로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된 트렌드이다.



California Walnut & Chickpea Fritata

콩과 견과류 단백질 건강식


UN총회는 2016년을 국제 콩의 해International Year of Pulses 로 지정하고 콩류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콩은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 식품으로 검은콩, 강낭콩, 완두콩 등 그 종류도 다양할 뿐 아니라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철분 등 인체에 유익한 영양소가 다량 포함돼 있으며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낮아 심장질환, 비만, 고혈압, 암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견과류 역시 단백질은 물론 포화지방, 칼슘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콩류와 함께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다. 미국 외식업계에서 콩과 견과류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은 건강을 이유로 육류의 섭취는 지양하되 필요한 영양소는 챙길 수 있는 단백질 대체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Gluten-Free 단백질 식품으로서도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콩의 경우 육류 생산을 위한 가축산업 확대가 몰고 온 환경문제 및 인구증가에 따른 지구촌 식량 빈곤 문제의 해결책으로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Sambal Dirty Rice

다양한 쌀을 사용한 요리


쌀은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문화권에서 경작되는 농작물이다. 미국쌀진흥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많은 셰프들이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들을 기반으로 한 메뉴 개발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쌀을 이용한 메뉴 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트렌드가 한 문화권의 선순환적 농업활동을 돕는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도 장려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Gluten-Free 음식 수요의 꾸준한 성장에 대응해 미국 외식업계가 다양한 쌀 메뉴의 개발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See-Real Tart

시리얼 레시피의 확장


곡물 시리얼은 미국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식재료이다. 1863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해 오늘날 미국인의 아침식사 해결책으로 군림하고 있는 시리얼은(미국인의 84%가 아침식사로 시리얼을 소비) 간편하면서도 다양한 레시피에 응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미국 외식업계의 주요 트렌드에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시리얼을 이용한 디저트 메뉴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데, 친숙하면서도 건강에 방점을 둔 시리얼 메뉴가 디저트뿐만 아니라 간편한 식사 대용으로 지속적인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Blueberry Almond Milk


견과류를 이용한 대체 우유


올해 여름 260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 ‘New York Summer Fancy Food Show’에서 지난 2년간 21%의 성장을 보여 온 Non-Dairy Milk에 많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아몬드나 캐슈넛 같은 견과류를 이용해서 대체 우유 음료를 만드는 참가업체들의 수가 지난해 행사보다 훨씬 많아졌다. 아몬드를 이용한 대체 우유의 경우 칼로리는 우유의 1/3 밖에 되지 않고 포화지방 함유량도 훨씬 낮은 반면, 불포화 지방 함유량은 훨씬 높고 콜레스테롤은 함유하고 있지 않다. 넬슨의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미국 내 우유 시장 매출이 10억 달러 감소한 반면에 아몬드를 이용한 대체 우유는 8억 9000만 달러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견과류를 이용한 대체 우유 시장은 더욱 성장하고 있으며 외식업계에 새로운 레시피 트렌드를 열고 있다.




INTERVIEW


Be A Chef, 손봉균 대표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6’ 프로젝트팀 팀장






Q. 올해로 10년째 진행된 행사다. 쉬운 작업이 아닌데, 준비하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나?

CIA 동문 선배들과 ATO(주한미국농업무역관)가 10년동안 탄탄하게 기틀을 잡아온 행사이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외식업계의 트렌드가 매년 갑자기 확확 바뀌는게 아닌데,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항상 제일 큰 짐이다. 트렌드를 발표했을 때 한국 외식 업계에서 ‘우리가 선정한 트렌드를 그냥 그런 내용으로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부담이다. 한국 상황에 맞지 않는 내용도 있었겠지만 유행에 민감한 미국의 트렌드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New’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않고 순수하게 ‘Trend’를 쫓았다.


Q. 준비 과정은 어땠나?

10년을 정리하면서 다음 10년을 바라보는 행사라 생각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자 했다. 팀 멤버를 젊은 셰프로 교체하고, 그동안 없었던 Pastry Chef도 충원했다. 뉴욕 현지에 있는 CIA 재학생 네트워크도 다져서, 현장에서 살아있는 정보를 얻고자 했다. 활력이 넘치는 셰프들과 예비 셰프들이 함께 진행하는 작업이라 마찰도 있었지만, 행사가 끝나고 나서 돈독해진 걸 보니 서로 그 순간들을 즐겼다고 본다. 컬리너리 캠프 정식 Kick-off 이전의 준비 기간까지 합하면 4개월 정도 진행하는데, 내년에는 좀 더 일찍 팀을 꾸려서 더 긴 호흡으로 알차게 행사를 준비 할 수있도록 하겠다.


Q. 요리 트렌드 분석과 함께 메뉴 개발을 진행했다. 이중 특히 눈 여겨 볼 식재료가 있었는지?

‘종자 식물’이라고 해석해서 발표한 ‘Heirloom Plants’다. Heirloom Plants란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져 내려온 종자로 길러진 식재료를 일컫는다. 상점에서 시판하는 상업용 씨앗이 아니라 텃밭을 가꾸는 개인들이 오랫동안 기르고 서로 주고 받은 종자에서 생산된 야채나 곡물 식재료를 일컫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GMO Product에 크게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종자 식물은 현재의 사회적 통념이나 건강 코드에 가장 밀접하게 접해있는 ‘유기농Organic’ 마케팅의 바통을 이어 갈 것이라 예상한다. 몇해전부터 정기적으로 열리는 ‘농부와 요리사의 장터’와 같은 곳을 가봐도, 개인이나 작은 농장에서 소량으로 길러온 (아직 딱히 그 어떤 단어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종자 식물의 인기가 눈에 띄게 올라가 있다. 식품 마케팅의 일환으로 먼저 사용되겠지만 몇 해 안에 ‘종자 식물’은 식재료 시장에서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 확실하다.


Q. 개인적으로 요리 알파고에 눈이 간다. 요리 알파고에 대해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인공지능이 외식업계에서는 하드웨어 측면의 장비 쪽에서 화두가 되고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트렌드가 된 적은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지난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덕분(?)에 사회적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다시 올라갔다. 요리사가 새로운 음식을 개발할 때는 각자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영감을 얻는다. 시장에 가서 식재료를 보면서, 외국에 직접 나가서 돌아다니면서, 다른 레스토랑을 방문하면서, 책이나 잡지를 보면서, 혹은 야외 활동이나 자연과 함께 하면서 등 아이디어를 얻는 경로와 방법은 수 만 가지다. 요리 알파고는 컴퓨터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서 아이디어와 레시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조리법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업계의 트렌드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이 요리 알파고의 잠재력이다.


Q. 실제로 요리 알파고의 도움을 얻어 요리를 완성해보니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인 메타데이터Metadata가 아직 부족해서 가끔 얼토당토않은 레시피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입력한 재료의 조합에만 초점을 맞춰서 조리법은 상관하지 않고 ‘내뱉는’ 레시피를 출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알파고는 경험을 통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데이터의 조합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기초 정보가 부족했을 때 보일 수 있는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요리 알파고의 다소 엉뚱한 아이디어를 통해서, ‘아, 이런 조합으로 요리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고 느낀 순간도 많았다. 요리 알파고가 주는 1차적인 아이디어를 받아 들이고, ‘역시 넌 아직 멀었어’ 라는 인간적인 우월감(?)으로 레시피를 변형하고 발전시키는 재미가 쏠쏠했다.


Q. 미국의 요리 트렌드는 한국의 외식시장에도 밀접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짚어본 트렌드 중 한국에서 유행할 것으로 보는 것은?

셰프가 만드는 패스트 캐쥬얼 푸드Chef-Driven Fast Casual Food다. 푸드 트럭이나 로드숍의 개념으로 유명 셰프의 세컨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은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유행하는 트렌드다. 셰프가 만들어내는 양질의 음식을 좋은 가격으로 편하게 제공하는 콘셉트는 한국의 외식시장에서도 각광을 받을 것이다. 셰프라는 직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이른바 스타 셰프의 인기가 연예인만큼 올라간 지금의 한국 시장에 딱 맞는 트렌드다. 단 요즘 영세한 동네 상권을 침범한다는 등의 이유로 비난을 받고있는, 유명 셰프의 이름을 빌어서 ‘찍어내는’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니라 다소 훈련된 셰프가 직접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델로 발전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