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불가능하게 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 9개월 만에 단계적 일상회복, 즉 위드 코로나로 전환됐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팬데믹, 언택트, 뉴노멀과 같은 단어에 이토록 익숙해질지 몰랐는데, 2년 새 호텔의 일상은 많은 변화를 감내했다.
그러나 매도 맞아본 사람이 잘 맞는다는 말처럼 두 번째 판은 첫 번째 판보다 맞고 있지만은 않았던 모양새다. 지난해 호텔업계 연말 결산 키워드는 코로나19, 위생/방역, 취소수수료, 사회적 거리두기, 구조조정, 채널다변화, 공유숙박, 화재 등 비교적 어두운 이야기들이었다. 올해도 물론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진 호텔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지만, 이러한 와중에도 새롭게 등장한 호텔과 특히 럭셔리 브랜드의 반등, 호캉스의 다변화, 국제관광 재개를 기대하게 한 트래블 버블, 호텔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ESG,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확장돼 가고 있는 피보팅 등 위드 코로나 시대의 호텔을 그려볼 수 있는 키워드들이 남았다.
호텔 포트폴리오 확장의 과제 남긴 호텔 휴·폐업
#휴업 #폐업 #매각 #생활형숙박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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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호 Feature] 호텔 폐업과 오픈의 속사정 - 시장 확장을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이 숙제
호텔업계의 올 한 해를 돌아봤을 때 가장 안타까운 소식은 업계의 흥망성쇠를 함께 했던 호텔들이 문을 닫게 된 것이다. 1년 넘게 지속됐던 팬데믹의 여파로 영업난을 이기지 못한 것은 아무리 오랜 기간 사랑받은 호텔이더라도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국내 호텔업이 불모지였던 시절부터 국내외 정치, 경제, 문화의 대소사까지 이끌어왔던 호텔들의 역사가 마무리돼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해당 호텔에서 추억을 쌓았던 단골 고객들도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가장 먼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호텔은 40년의 세월 동안 강남을 지켜온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이었다. 이후 리츠칼튼이 전신이었던 르 메르디앙 서울이 30년의 영업을 끝으로 폐업, 40년간 정치, 외교와 비즈니스의 주 무대였던 밀레니엄 힐튼 서울, 1980년에 오픈한 크라운호텔, 그리고 더 리센츠 프리미엄 강남, 청담 프리마 호텔 등 지역의 랜드마크를 담당했던 호텔들의 거취도 줄줄이 불분명해졌다. 여기에 머큐어 앰배서더 홍대와 글래드 강남, 그랜드 티마크 호텔, 센터마크 호텔 등 오픈한 지 오래지 않아 아직 기회가 많았던 호텔들도 짧은 수명을 마감해야 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폐업한 관광숙박업은 총 78개며, 그중 2021년에는 26곳이 문을 닫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나마도 부족했던 국내 로컬호텔 포트폴리오가 폐업 이후 일본, 혹은 대기업계열의 호텔 브랜드로 물들 기조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출장객이 주 고객이었던 3~4성급 호텔 중 매물로 나온 호텔, 특히 명동 일대의 경우 일본 호텔개발사가 매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호텔업계 관계자들의 후문이 이미 퍼져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계열 세컨브랜드 호텔들이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 급매호텔들을 매입해 수익을 남기는 방식이 기존에도 만연했던 터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전통을 지켜온 호텔들이 문을 닫는 것도 아쉽지만, 앞으로 서울 시내 호텔 특색이 일본과 대기업의 컬러로 물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게다가 매입된 호텔이 기존처럼 호텔이 아닌 주거시설로의 전환을 예고한 곳들도 속속 보이고 있다. 매물로 나오는 곳 중 5성급의 덩치가 큰 호텔 부지는 지리적 접근성이 좋고, 최근 거주 트렌드에 맞는 실거주 수요와 부합되는 곳들이 많다. 또한 호텔 근처에 형성된 시설 어메니티들도 잘 구비돼 있어 운영 수익률이 낮은 호텔보다 주거시설 개발에 대한 가치가 더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에 호텔이 헐리고 호텔 부지 자체가 사라지게 됨에 따라 이후 호텔업계의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시선들도 있다. 실제로 2020년도에 매각된 쉐라톤 팔래스 서울은 개발 전문 시행사 더랜드가 최고급 주거용 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밝혔고, 2021년 매각된 르 메르디앙 서울과 프리마 호텔도 마찬가지로 강남 지역에 고급 주택을 개발하고자 했던 부동산 디벨로퍼, 건설사들에 의해 모습을 탈바꿈하게 됐다. 문제는 위치를 생명으로 여겼던 호텔, 특히 럭셔리를 표방하는 5성급 호텔들의 노른자 땅이 주거시설 부지로 전환, 더 이상 호텔이 들어설 공간이 부족해 서울의 경우 호텔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제한이 생겼다는 점이다.
메이필드호텔 서울 김영문 사장은 “그렇지 않아도 럭셔리 호텔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서울이다. 그런데 호텔이 들어서야 할 주요 입지들에 주거시설이 들어서고, 해외 인지도가 높지 않은 로컬 브랜드들만 많아지는 추세가 우려된다.”면서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글로벌 브랜드, 특히 럭셔리 브랜드들이 더욱 들어서야 국내 호텔 포트폴리오가 럭셔리부터 1성까지 다채로워질텐데 지금 현상으로 봐서는 당분간 포트폴리오의 확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시대의 난제 속에도, 호텔오픈
#럭셔리브랜드 #대기업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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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줄폐업하는 와중에도 흥미로운 양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호텔이 오픈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오픈한 호텔들은 대부분 대기업 소유라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호텔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좋지 않음에도 호텔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코로나19로 팬데믹에 빠졌지만 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인식, 주 수입원은 아니더라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면세점, 백화점,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자사 사업들이 호텔과 함께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부가가치도 높다.
특히 호텔사업에 진심인 기업은 이마트의 자회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코로나 악재에도 불구, 지난해 10월부터 그랜드 조선 부산,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 그래비티 서울 판교, 그랜드 조선 제주와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호텔을 오픈했다. 물론 대기업이 호텔사업을 한다고 해서 영업손실액이 적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유통 대기업들은 호텔사업이 적자가 나더라도 흑자를 내는 사업에서 적자 폭을 메우면서까지 호텔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올해 오픈한 호텔 중 한국에 새롭게 소개된 럭셔리 브랜드가 많다는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해외 브랜드의 경우 아코르 그룹 내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인 페어몬트와 소피텔이 국내 첫 선을 보였으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함께 럭셔리 컬렉션을 론칭했다. 로컬 브랜드 중에서는 지난해 부산에 먼저 오픈한 그랜드 조선이 제주에도 연달아 들어섰고, ‘서울 도심 속 단 하나의 리조트’를 슬로건으로 브랜딩한 파라스파라가 새로이 등장했다.
그러나 국내 토종호텔들이 무너지고 대기업 호텔이 들어서는 현 상황을 아쉬워하는 업계의 시각도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의 경우 몇몇 대기업 오너들이 소유하고 있는 호텔이 많아지며 호텔의 포트폴리오가 천편일률적으로 형성, 다양한 라인업이 형성돼 있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라스베이거스처럼 우리나라만의 호텔 색깔을 갖추기 어려워진 현상을 지적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모양새든 호텔 1세대가 저물고 제2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전환으로 국제관광 재개도 머지않은 듯해 대기업 로컬 브랜드들은 어떻게 외국인 관광객에게 호텔을 어필할 수 있을지, 그 방향성에 업계 관계자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업 다각화 통해 찾는 돌파구 피보팅
#코리빙 #장기투숙 #시니어타운 #건물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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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올해의 키워드로 꼽은 ‘피보팅(Pivoting)’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소비자의 변화무쌍한 니즈에 대응, 신속하게 사업을 전환하는 전략을 일컫는 말이다. 피보팅이 2021년을 관통할 키워드가 된 이유는 팬데믹 경제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거침없는 피보팅만이 앞으로 기업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됐다.
호텔업계도 코로나 위기를 타개할 전략으로 적극적인 피보팅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주로 ‘하드웨어’ 피보팅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몇몇 호텔에서 착수할 것이라 발표했던 사업들을 보면 주로 ‘소프트웨어’의 영역까지 확장된 피보팅을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호텔업계의 하드웨어 피보팅으로 가장 주목을 끌었던 사례는 자가격리자 수용시설인 ‘임시생활시설’이었으며,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객실을 사무실로 만든 ‘워케이션’ 패키지도 인기를 끌었다. 호텔과 기업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현재까지도 성공적으로 하드웨어 피보팅을 이루고 있는 것은 트리니티 산후조리원 서울드래곤시티점으로, 서울드래곤시티의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39층은 트리니티 산후조리원으로 운영, 폭발적인 반응으로 규모 확장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후문이다.
이처럼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웠던 호텔 운영을 피보팅 전략으로 돌파구 모색의 기미가 보이자 올해는 더욱 다각화된 피보팅의 흐름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와 함께 생활한 지 1년여가 다 돼 가자 내 맘 같지 않은 일상에 지칠 대로 지친 이들로 다시 ‘한 달 살기’ 여행에 대한 붐이 불었다. 이에 장기투숙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한 호텔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기투숙객을 유치, 올해부터는 아예 한두 달이 아닌, 공유 주거 시설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그 배경은 각자의 생활공간은 가지면서 부족한 시설을 공용 공간으로 누리는 새로운 주거 형태, 즉 ‘공유 주거’, 다른 말로 ‘코리빙(Cooperate+Living)’이 신개념 라이프 스타일로 떠오른 데 있다.
코리빙 시설로 피보팅에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호텔은 서울드래곤시티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지난해 10월, 장기투숙객을 위해 세탁부터 요리까지 주요 생활편의시설을 한 데 모은 ‘두두 라운지(DODO Lounge)’를 오픈, 올해는 보다 ‘주거’의 형태에 초점을 맞춰 2층 아케이드 공간을 확장했다. 아케이드 공간에는 120인치 대형 스크린 시네빔, 포켓볼 및 다트 플레이존, 휴게 라운지를 두고 기본적인 생활편의는 물론 투숙객 간 소셜 네트워킹이 가능하도록 라운지를 업그레이드했다. 이에 이제는 코리빙이라는 개념에 낯설어했던 장기투숙객들도 서슴없이 공유주거의 형태로 시설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한편 호텔의 소프트웨어 피보팅의 경우, 호텔의 서비스 노하우를 활용하는 사업으로 연계되고 있다. 가장 먼저 해비치 호텔앤리조트는 2019년부터 오피스빌딩 내 VIP 서비스 운영을 통해 외부사업 확장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올해 5월부터는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 빌딩 ‘그랜드 센트럴’의 빌딩 서비스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해비치는 입주사 전용 편의시설과 VIP 전용공간, 연회장을 포함한 오디토리움 운영을 담당, 특급호텔에서 제공하는 영접, 컨시어지, VIP 의전, 케이터링 등의 서비스를 오피스 환경에 접목시켜 고품격 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특급호텔을 운영하며 축적한 당사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성장 동력인 ‘서비스’ 역량을 외부사업으로 확장해 고품격 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면서 “호텔과 골프장, 외식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호스피탈리티 전문기업으로서 사업 영역 확대는 물론, 해비치만의 브랜드 역량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외부사업 확장 계획을 전했다.
한편 롯데호텔은 시니어 타운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 롯데호텔은 급격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고객의 전 생애 주기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선사한다는 새로운 비전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를 세운 바, 40여 년의 호텔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프리미엄 시니어 타운을 선보인다. 그들의 첫 시도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지에서부터며, 이를 시작으로 서울과 주요 수도권 생활 중심지에 프리미엄 시니어 타운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거리두기 혼란의 정점을 찍었던 4단계
#사회적거리두기 #영업제한 #호텔웨딩 #손실보상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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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9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 약 1년 8개월의 시간이 흘러 드디어 2021년 10월 31일을 끝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섰다. 그동안 호텔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국가적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라는 데 적극 동감, 이를 수호하고자 적극 협조해왔다. 그러나 거리두기 단계별 적용이 3단계 체계에서 5단계, 이후 4단계 체계로 적용 범위가 바뀌는 데다 각 단계 안에서도 상향과 하향의 반복이 계속됨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인 호텔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이에 3단계 체계에서 5단계 체계로 세분화됐던 지난해 11월부터 MICE, 연회와 웨딩 행사 진행에 잡음이 많았고, 특히 연말특수를 노리던 객실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호텔의 영업난은 물론 기존 예약분에 대한 취소 및 환불 수수료 관련 이슈로 정신이 없던 지난해였다. 그러나 올해는 7월 12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초로 1000명 이상 기록되면서 4단계 체계로 개편,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역대 최고 단계인 4단계가 발족돼 더욱이 아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호텔이 포함돼 있는 다중이용시설의 이용 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됐으며, 오후 6시 이후로는 3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그리고 연일 계속되는 4자리 수 확진자 기록에 4단계는 4개월 가까이 지속, 사실상 호텔의 여름 휴가철과 추석 특수를 앗아갔다.
개편된 거리두기 단계에서는 특히 3단계 3/4, 4단계 2/3 객실 운영 제한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호텔 이용 고객들은 개별적으로 분리돼 있는 객실인데다 부대시설 운영에도 제한이 있어 불특정다수의 집합이 어려운 상황인데, 호텔이 과연 방역에 취약한 곳이 맞는지 거리두기 체계의 실효성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문제였던 것은 웨딩이었다. 단계가 상향되기 전에는 가능했던 ‘쪼개기 웨딩’이 3~4단계에 들어서면서부터 불가능해진 것이다. 개편된 거리두기 수칙의 3~4단계에서는 면적에 관계 없이 최대 인원이 정해져 웨딩 이벤트의 특성상 최소 인원이 보증돼야 하는 문제로 예비 신혼부부와 웨딩홀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다행히 완화된 거리두기 단계에서는 최대 250명까지 인원 제한 규정이 풀렸고, 그동안 연기됐던 예식부터 신규 예식 수요까지 늘어나 호텔 웨딩 예약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한편 고객과 방역 당국 사이에서 영업 손실의 3콤보를 맞았던 호텔이 기획재정부에서 영업 손실과 관련해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손실보상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객실 운영 제한 조치를 준수하면서 생긴 명백한 영업 손실에 대해서는 보상이 필요하다며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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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백신 접종 가속화로 국내여행 수요가 지난해보다 활발하게 증가한 한 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지침에 대해 익숙지 않았던 코로나 1년 차 초기에는 폐쇄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여행을 떠나는 것 자체를 쉬쉬했던 터다. 이에 호텔도 적극적으로 패키지 상품을 홍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다 연말쯤에나 데이유즈, 워케이션, 룸서비스 등을 내세운 객실 전용 상품을 속속 오픈, 호캉스 니즈가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는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증가하며 국내여행 수요가 기지개를 켜게 됐다. 실제로 티몬이 6월 1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국내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고, 5월 8일부터 6월 7일까지 판매된 국내 숙박 상품도 전년 동기대비 55% 늘어났다. 호캉스를 키워드로 다양한 기회가 엿보이자 롯데호텔 서울의 경우 5개월간 호텔 체험 콘텐츠 생산하고 상품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2021 팬슈머 크루 서울’을 모집, 소비자가 원하는 호캉스를 직접 기획 및 설계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처럼 호캉스 수요가 반등하면서 각 호텔들은 다변화되고 있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이색 호캉스를 기획하게 됐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이색 호캉스는 펫캉스였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펫팸족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며 펫캉스는 국내 대형 숙박 예약 플랫폼의 전체 숙박 거래액 중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였던 것이다.
한편 역대급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세에 들어간 올 여름에는 코로나19와 폭염을 피해 호텔로 떠나는 아트호캉스도 인기였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실내에서 거리두기를 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호텔의 강화된 방역 활동으로 안심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시티의 예술전시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Paradise Art Space)’에서 진행한 ‘인터-미션(Inter-Mission)’展은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예술을 통한 힐링의 시간을 선사, 3개월간 총 4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코로나19로 부대시설 이용에 제약이 생기면서 객실 내에서 즐길 수 있는 거리들도 다양해졌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인 가을에 들어서는 독서와 호캉스를 합친 북캉스를 즐길 수 있도록 책과 객실을 결합한 패키지가 출시됐으며, 예술·공연의 관람 방식이 디지털 미디어를 만나 진화하고 있는 것을 활용해 객실에서 세계 수준급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호캉스도 등장했다. 객실에서 즐기는 랜선 구연동화, 콘서트로 호평을 얻은 서울신라호텔은 CGV와 협업해 룸 오페라(In Room Opera)’ 패키지를 통해 객실에 총 5개의 오페라 영상을 세팅했다. 패키지는 오페라 마니아층은 물론 입문자에게도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공연으로 엄선, 코로나19로 위축된 문화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은 이색 호캉스 패키지로 호평을 얻었다.
ESG 확산의 원년 2021, 호텔업계도 동참
#지속가능성 #친환경 #비건 #사회공헌 #투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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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유독 각종 언론을 통해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바로 ‘ESG’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영 패러다임이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략에 차용하기 시작한 ESG가 이토록 주목받는 배경은 그동안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를 병들게 했던 기업의 재무적 요소 평가에서 탈피해 비재무적 요소를 기업 투자 유치의 주요 기준으로 활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대, 윤리소비나 가치소비가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 평가에도 ESG 경영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1년을 ESG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많은 기업이 ESG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호텔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호텔은 이미 수년전부터 ESG 중 환경 관련 캠페인과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었다. 그린카드, 어스아워, 어메니티 교체는 벌써 기본이 돼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단순한 친환경 활동에서 더 나아가 경영 비전으로 ESG를 선포한 곳은 호텔신라와 롯데호텔, 한화호텔앤리조트, 그리고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다. 그리고 그중 ESG 경영이 호텔업계에 대두되기 이전부터 E, S, G 각 분야에 대한 활동을 지속해 온 호텔은 호텔신라다.
호텔신라는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환경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E), 2014년부터 꾸준히 실시하고 있는 ‘맛있는 제주만들기’ 프로젝트 외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S). 게다가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해 ‘호텔신라 기업지배구조헌장’을 홈페이지에 공개(G)하는 등 국내 호텔기업 중 유일한 상장 기업인 만큼 ESG 전반에 걸친 경영 전략을 실현 중이다.
한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업계 최초로 친환경 비컨 콘셉트 룸을 오픈했다. 비건 콘셉트 룸은 동물성 원자재를 배제한 친환경 인테리어,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고 97% 자연 분해되는 샴푸 바, 무라벨 생수, 비건 바디워시 등의 친환경 어메니티, 비건 미식, 발전기가 부착된 실내 자전거 등으로 구성, 올해 하반기를 강타한 비거니즘 트렌드에 ESG의 환경 요소를 접목한 이색적인 프로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와 인천을 운영하고 있는 한무컨벤션 주식회사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호텔이 매각, 인원 감축, 폐업 등의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고용 유지 및 호텔 인재 확보를 위한 인사제도 개편을 지난 8월 2일 시행해 사회 요소를 실천했다. 한편 호텔신라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호텔신라 지배구조 헌장을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이와 함께 기업지배구조 모범 규준과의 차이도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4차 대유행의 혼란 속에서도 꽃핀 트래블버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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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광 재개로 가는 길 ③_ 위드 코로나 앞둔 인바운드 관광객 맞이 “준비 됐나요?”
[2021년 11월호 Tourism Topic]
국제관광 재개로 가는 길 ④_ 싱가포르 트래블 버블, 실질적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의 마중물 되나
지난 7월 17일, 4차 대유행과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으로 국내가 어수선한 가운데 한-북마리아나 트래블 버블 체결 기념 사전답사단이 예정대로 사이판으로 출국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시국에 해외여행이냐는 비판적인 논조가 대부분이었지만 한-북마리아나 트래블 버블 실시 이후 3개월간 사이판으로 2500여 명에 달하는 내국인이 근 2년 만에 해외여행을 재개했다. 게다가 연말까지 사이판 여행을 예약한 사람까지 고려하면 여행자 수는 1만 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올해 초,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원활해지며 국내에서 트래블 버블이 논의됐던 국가들은 괌, 사이판, 태국, 싱가포르 등이었으며 대부분 국내 여행객들의 여행 선호도가 높았던 곳이었다. 그러나 국내 확진자 수가 나날이 증가, 마침내 4자리 수를 기록하며 4차 대유행이 시작됐고, 해외에서 한국 여행객들을 수용하기 어려워지면서 7월경 착수하려고 했었던 트래블 버블이 잠정적으로 계류돼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사이판 트래블 버블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11월 15일부터는 싱가포르와의 출입국도 자가격리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한-싱가포르 트래블 버블은 국가 간 첫 협약이자 사이판과 달리 싱가포르는 국내 인바운드 수요가 높았던 시장이라 인바운드 관광객 유입에 갈급함을 느끼고 있던 방한관광시장 및 숙박업계에 간만의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실제로 지난 15일, 한국이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맞이한 싱가포르 관광객들은 서울은 물론 인천, 경기, 부산, 강원 등 주요 지역들로 흩어졌다. 그들은 한국민속촌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소개된 한국 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기도, 빈사 상태였던 제주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방문해 코로나19의 빗장을 풀기도 했다.
하지만 트래블 버블은 국가 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여행 기간 동안 PCR 검사,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로 인한 제한된 여행, 복잡해진 입국 절차 등의 허들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완화 정책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게다가 인바운드 재개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2년 동안 올스톱돼 있었던 국내 관광 인프라들의 관광객 수용 태세전환이 시급한 과제며, 특히 외래여행객을 받아들일 국민적 공감대, 사회적 합의가 트래블 버블 진행 속도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호텔 다이닝 돌파구, 외부업장에서도 모색 시작
#사업다각화 #호텔외부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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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급부상한 언택트 트렌드로 지난해 호텔 다이닝은 위기를 맞이했다.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 정갈한 플레이팅, 호텔리어의 세련된 서비스의 3박자가 맞아 특별함을 지니고 있었던 호텔 레스토랑의 요소들이 엇박이 났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호텔은 다이닝의 위기를 테이크아웃, To-Go, HMR, 인룸다이닝으로 비교적 빠르게 대처했다. 롯데호텔 서울 일식당 모모야마는 호텔업계에서 상상할 수 없던 ‘포장’의 개념에 호텔만의 노하우를 담아 프리미엄 테이크아웃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조식 뷔페 운영의 어려움으로 제공하던 인룸다이닝을 호텔 식음료부문의 계륵이었던 룸서비스의 영역으로 대폭 확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한편 그러한 와중에도 코로나19의 어려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자 호텔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외부업장 외식사업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호텔 외부업장은 내부 다이닝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강점을 살릴 수 있고, 호텔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외식 소비트렌드를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호텔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던 사업이었다. 그러나 외부업장 운영의 경우 시설 및 기물에 투자되는 초기 비용이 높은데다 임대료가 높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음에도 사업을 확장한 호텔들에 많은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가장 확장세가 무서운 곳은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로, 2020년 5월 그들의 첫 외부업장 ‘마이클 바이 해비치’를 오픈한 이후 1년간의 영업 성과를 바탕으로 중식당 ‘중심’과 한식당 ‘수운’을 동시 오픈했다. 이후 올 5월에는 ‘마이클 어반 팜 테이블’을 부산에 선보였고, 7월에는 종로 센트로폴리스에 일식당 ‘스시메르’를 론칭했다. 한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도 4월 워커힐 호텔의 대표 중식당인 ‘금룡’을 삼일빌딩에 오픈, 기존에 호텔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맡김 차림’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호텔 외부업장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호텔 다이닝의 약점을 보완해 강점으로 승화시킨 외부업장들.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호텔사업에 저마다의 강점과 특색을 내세운 식음업장 운영의 차별화 전략이 어떻게 꾸준히 그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pilogue
길고 길었던 코로나19의 터널도 어느덧 끝이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 이후에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터다. 그러나 지난해 결산 기사와 비교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각자의 돌파구를 찾은 모양새다. 호텔 폐업과 같이 여전히 아쉬운 소식들은 들려왔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의 위기가 있었음에도 호캉스 열풍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호텔의 역할을 공고히 했다.
<호텔앤레스토랑>은 2020년을 ‘권토중래(捲土重來)’의 해로 의미를 뒀었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옴’, 즉 실패하고 떠난 후 실력을 키워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사자성어에 2021년은 코로나19에 두 번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을 돌이켜보면 코로나19 1년 차와 2년 차의 차이는 분명 존재했다. 지난해와 연장선에 있었던 호텔 휴·폐업이나 호캉스 열풍, 피보팅 전략은 이 시대에 호텔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돌아보게 했으며, 올해 새롭게 마주하게 된 호텔 오픈 소식과 ESG, 그리고 트래블 버블은 위드 코로나 시대 호텔 재도약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이에 <호텔앤레스토랑>은 올 한 해를 ‘와신상담(臥薪嘗膽)’의 해로 의미를 두기로 했다. 와신상담은 목표나 큰 뜻을 이루고자 어떠한 고난도 참고 이겨 낸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아래 올해도 지난해의 연장선상에 있었지만 그래도 올해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백신이 있었고, 트래블 버블과 위드 코로나의 도래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와 돌이켜보면 어떻게든 재개될 업계의 일상을 위해 지난해 다져놓았던 맷집으로 무사히 참고 견뎌냈다. 물론 앞으로 또 어떤 형국을 맞이하게 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2년을 참고 이겨왔으니 내년에는 어떤 목표나 큰 뜻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본다.
취재 : 노아윤 기자 hrhotelreso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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