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적 럭셔리의 도약, 아트 호텔

 

뉴욕의 그래머시 파크 호텔(사진 출처_ 구글)

MZ세대들은 새로운 경험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호텔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예술과 접목한 아트 호텔들이 전 세계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호텔 객실이 아닌, 쿠사먀 야오이의 점박이 노란 호박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데이미언 허스트 작품을 보며 잠이 든다. 새롭고 낯선 여행지에서 안전하고 안락한 휴식처가 돼주던 호텔들이 창의적인 예술을 경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호텔들은 저마다 그들의 호텔 브랜드에 걸 맞는 품격과 그들이 추구하는 개성이 잘 드러낼 수 있는 아트 컬렉션을 엄선해 구비하고, 투숙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 또는 방문객들도 예술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호텔 문턱을 스스로 낮춘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는 전통적인 한국 회화나 도자기, 조각품부터 세계적인 거장들의 오리지널 작품까지. 갤러리를 방불케하는 아트 호텔의 예술품들. 구조적으로 갤러리 형태를 띄는 로비는 높은 층고와 화이트 벽면으로 몰입적이고 창의적인 환경을 만들어 MZ세대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는 가운데 호텔과 갤러리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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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그래머시 파크 호텔(사진 출처_ 구글)

 

1세대 아트호텔인 뉴욕의 그래머시 파크 호텔(Gramercy Park Hotel)은 라이브인 뮤지엄(Live-in Museums) 콘셉트의 호텔 공간으로 뉴욕의 젊고 도시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로비공간은 미술관의 위엄있고 대담하며 팝적인 영향을 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마치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투숙객들은 공간적, 미학적 그리고 현대적 예술 환경에 빠져들며 전통적인 호텔이 아닌 현대 미술관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또한 호텔 전용 앱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아니시 카푸어(Anish Kapoor), 다카시 무라카미(Takashi Murakami)의 작품 등이 속한 가치 있는 작품 컬렉션을 보유하고 그 외 150개 작품을 가이드 투어로 안내한다.

호텔 로비공간에 예술 컬렉션이 더해지면서 고객들에게 더 큰 환대의 마케팅 효과를 제공하고 있으며 로비 공간은 미술관의 건축적 위상을 가지며 현지 예술가 및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을 진행, 진정한 문화 예술의 장소로 탄생했다. 따라서 고객이 이곳을 방문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이 호텔의 필수 요소가 됐다.

킴튼 호텔 본(Kimpton Hotel Born, 사진 출처_ 구글)

킴튼(Kimpton) 호텔 그룹은 예술과 디자인 전략에 로컬리즘을 추가하고 있다. 덴버의 새로운 킴톤 호텔 본(Kimpton Hotel Born)은 콜로라도 현대 미술관과 협력해 32명의 지역 예술가에게 작품을 제작하도록 의뢰하고 또한 상주 예술가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예술가들과 주기적인 워크숍 및 세미나를 호텔에서 주도적으로 실시, 지역과 상생을 통한 예술적 문화유산을 호텔에 아카이브로 남기고 있다. 이는 호텔과 지역 내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로 예술과 호텔산업 간의 지속적이고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쌍방향의 상생을 보장하고 있다.

아트를 넘어 몰입적 경험을 선사하는 호텔

 

현시대의 새로운 아트 호텔들은 투숙객을 하나의 집중된 주제에 더욱 몰입시키기 위해 특정 예술가, 디자이너 또는 문화 운동에 점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거장의 아트웍, 조각품을 넘어 이제는 MZ세대들에게 더욱 몰입적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새로운 매채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인터랙티브 아트 설치작품이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미아오울프(Meow Wolf)는 미국의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대규모 몰입형 예술 설치물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콘텐츠, 뮤직 비디오, 예술 및 음악을 제작한다. 다운타운 피닉스의 루즈벨트 로우 예술지구의 중심부에 새로운 전시회와 호텔 개념의 미아오울프는 피닉스 전시회와 호텔을 결합해 모든 투숙객에게 진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 호텔은 1만㎡의 음악과 공연장이 있는 거대한 7만 5000㎡의 전시 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 호텔에는 실내 글램핑, 캡슐 룸, 공동 호스텔 환경, 미술 전시회, 자체 숙박 등 이 모든 형태를 하룻밤에 경험할 수 있으며 현지 예술가들이 함께 400여 개의 객실을 디자인했다.

미아오울프(사진 출처_ 구글)

400개의 객실을 갖춘 몰입적 아트호텔은, 초현실적인 풍경, 비밀스런 공간디자인을 통해 SNS에 가장 핫한 포토존 공간으로 MZ세대들에게 몰입적 예술 환경을 제공한다.

이제는 아트를 통한 호텔 내 창의적인 경험은 호텔 브랜드에 또 다른 진정성을 추가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호텔 내 저마다 브랜드 정신을 반영하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투숙객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단순히 미술의 세계에 국한되지 않는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티브를 찾아야 한다.

미아오울프(사진 출처_ 구글)

 

단순히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호텔 내 문화에의 투자는 투숙객들에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호텔과 함께 작업하는 아티스트에게도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할 것이다. 지역 내 예술가와 상생할 수 있는 지속적인 프로그램과 예술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 개발을 통해 우리 호텔만 가지고 있는 독점적 엑세스가 점점 더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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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규홍
유한대학교 테크노 산업디자인학과 인테리어디자인 전공 교수
kyuhonglee@yuh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