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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프린스

명동해변 산토리니로? 답답하기만 하고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한 시기가 있었다. 신춘문예 같은 곳에 소설을 투고한 지 10년이 다 될 동안 나의 글들은 어느 것도 데뷔작이 돼주지 않았다. 재고품처럼 나중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소리를 위안으로 삼기는 했으나 낙방하는 해가 거듭될수록 창작 동력은 뚝뚝 떨어졌다. 아직 나의 습작기가 7년쯤 더 남았던 해로 기억한다. - 나는 꿈이나 목표에 관해서 만큼은 이렇게 결정론적인 표현을 쓰려 한다. ‘투고한 지 3년쯤 지나서’라거나 ‘데뷔하기 7년쯤 전’이라는 표현보다는 더 확고한 의지가 담겨서다. - 그해 신춘문예도 다 떨어진 게 확정돼 며칠 동안 무기력하게 지냈다. 그나마 몇 푼 벌며 적을 두고 있던 곳에서도 이제 그만 나가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어 새해에는 꼼짝없.. 더보기
호텔 & 레스토랑 - 호텔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호텔 프린스엔 소설가의 방이 있다 호텔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호텔 프린스엔 소설가의 방이 있다 호텔 유리벽을 타고 흘러내린 햇빛이 나른한 표정으로 골목을 채웠다. 체에 걸러낸 것처럼 잘고 부드러운 빛. 자동차 경적조차 끼어들지 않는 우묵한 공간. 호텔 부근은 마치 그곳만 진공 속으로 접혀 들어간 것처럼 적요했다. - 안보윤, “순환의 법칙” * 호텔 프린스. 명동에 있는 호텔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이 호텔 이름을 달고 책이 한 권 나왔다. 호텔 대표의 자서전인가 싶지만 놀랍게도 소설집이다. 작가 여덟 명의 단편이 왜 한 호텔 이름 아래 모였을까? 모든 건 프린스 호텔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소설 가의 방’에서 시작됐다. 취재 김유영 기자 *안보윤 外, “순환의 법칙”, 은행나무, 2017, 184쪽 예술가에게 공간은 어떤 의미일까. 어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