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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호텔, 토종의 힘으로 자생력을 갖추다_ 로컬의 반격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의 쌍두마차로 대표되던 로컬호텔은 개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다양해지면서 글로벌 체인호텔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조선호텔에서 독자브랜드인 레스케이프를 선보이며 호텔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또한 쉐라톤과 결별하고 디브랜딩의 승부수를 띄운 워커힐 호텔앤리조트가 캡슐호텔사업으로 꾸준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롯데호텔은 국내외 31곳에 달하는 호텔 체인망으로 포트폴리오를 쌓아 세계무대로 과감하게 뻗어가고 있어 앞으로 로컬호텔이 국내 호텔산업을 성숙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 그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로컬호텔은 그다지 힘을 받지 못했다. 호텔산업의 부피가 커질수록 해외 브랜드는 밀물처럼 들어왔고 새로운 글로벌 호텔 브랜드가 오픈할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호텔사업에 성공하려면 체계화된 시스템을 가진, 이미 보증된 호텔 네이밍은 필수였다. 국내 호텔산업이 모양을 갖춘 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격동하는 시대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 오늘에 이른 호텔산업은 장기 불황이라는 늪에도 면역력을 쌓아가며 꾸준히 발전하고 몸집을 키워왔다. 특히 그동안 내공을 쌓아온 로컬호텔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국내 호텔산업은 새로운 물꼬를 터가는 중이다.

 

경영위기 속 틈새시장 공략한 로컬호텔
호텔 사업자가 신규 호텔을 오픈할 때면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해외 체인 브랜드를 선호해왔다. 브랜드 인지도 뿐만 아니라 호텔 운영에 대한 노하우, 안정적인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위험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문제는 변화에 민감한 국내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수수료에 대한 부담감도 못지않다는 점이다. 사스, 메르스, 사드, 환율, 안보 불안 등의 영향으로 최근 5년 동안 호텔업계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경영위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침체된 분위기가 업계 전반에 배어 나왔다. 이러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게 바로 로컬호텔이다.


대기업 위주로 시장 확장
글로벌 체인 호텔이 잠식한 호텔시장에서 내공을 쌓아온 호텔업계는 점차 그 노하우를 로컬화하며 브랜드화 시켰고 뚜렷한 정체성을 담아 발전했지만 여전히 로컬호텔의 핵심 축은 롯데(호텔롯데-롯데호텔앤리조트), 삼성(호텔신라), SK(SK네트웍스-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신세계(신세계조선호텔) 등 대기업이 이끌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롯데호텔, L7, 시그니엘, 롯데시티호텔, 롯데리조트와 골프장 등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췄고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장충동에 한옥호텔도 건립 추진 중이다. SK 네트웍스는 그랜드 워커힐 서울, 비스타 워커힐 서울, 캡슐호텔 다락휴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세계는 신세계조선호텔에서 레스케이프를 선보였다. 이밖에도 파라다이스 그룹은 파라다이스 시티, 파라다이스 호텔 & 리조트,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올림포스 호텔을 운영하며, 대림그룹(오라관광)은 글래드 브랜드를 론칭해 여의도, 마포, 강남, 코엑스 센터, 제주에 선보이고 있다. 또한 호텔 아미가로 시작한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그룹은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부티크, 임피리얼 팰리스 시티 호텔 후쿠오카 등에 진출해 있으며 오사카와 팔라완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정림개발은 메이필드호텔과 메이필드호텔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40년 동안 로컬호텔로 명성을 쌓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프라자 호텔은 2016년부터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오토그래프 컬렉션에 합류했고, 팔래스 호텔도 같은 해 쉐라톤으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호텔업계 로컬 트렌드 형성 돼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관광숙박업 등록현황을 보면 전체 78개의 5성 호텔 가운데 25개가 서울에 밀집해 있다. 10년 전만 해도 서울 시내 5성 호텔은(당시 특1급으로 명칭) 17개였는데 현재는 그 수가 25개로 늘었고 지금도 등급심사를 앞둔 특1급 호텔과 해외 브랜드들이 진출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어 그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이한 것은 최근 뚜렷한 개성을 지닌 로컬호텔이 등장하고 있어 부티크호텔, 디자인호텔 등의 콘셉트로 5성 호텔 못지않은 수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겸비했다는 점이다. 호텔 운영에 있어서 객실 점유율이 높은 외국인 고객의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과 대조적으로 로컬호텔은 점점 볼륨이 커지는 내국인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시장상황에 맞게 신속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트렌디한 음식, 독특한 체험,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경영방식으로 점차 그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신세계의 첫 번째 독자브랜드 레스케이프, 다이닝의 차별화
식음업계의 트렌드만 보더라도 고객들은 반복된 경험에 식상해 하며 일상과는 다른 특별함을 원하고 있다. 호텔업계에도 이 같은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지난 7월 19일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오픈한 레스케이프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레스케이프는 프랑스 파리를 모티브로 구현한 국내 최초의 어반 프렌치 스타일의 호텔이다. ‘일상으로부터의 달콤한 탈출’을 꿈꾸는 고객을 위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차별화된 콘셉트와 로맨틱한 파리의 분위기를 선보였다.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식음업장이다. 대부분의 호텔에 있는 뷔페 레스토랑을 운영하지 않고 세계 유명 레스토랑, 셰프들과 협업해 레스케이프만의 개성을 담은 파인다이닝을 강조했으며 차별화된 부티크호텔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레스케이프의 김범수 총지배인은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는 평준화된 뷔페보다는 미식에 관심도가 높은 고객들이 시기별 다양한 메뉴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새로운 경험과 수준 높은 미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신세계조선호텔, 독자브랜드로 호텔 사업 확장에 나서
신세계조선호텔이 레스케이프를 글로벌 체인호텔이 아닌 독자브랜드로 선보인 이유는 뭘까? 바로 고객의 차별화 된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호텔은 더 이상 소수를 위한 산업이 아니며, 작지만 나를 위한 행복을 추구하는 가치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호텔 운영과 고객 서비스 면에서 노하우를 갖췄으며 좀 더 차별화된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부티크호텔인 레스케이프 호텔을 오픈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김 총지배인은 “프리미엄과 럭셔리를 주요 가치로 제공해온 국내 호텔 업계에 독보적인 콘셉트와 콘텐츠로 승부하는 ‘진정한 부티크 호텔’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마트가 소유한 신세계조선호텔은 서울웨스틴조선호텔, 부산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자 브랜드인 레스케이프가 신규 추가되면서 총 4개의 호텔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신세계조선호텔이 5년 안에 5개의 독자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을 밝히면서 레스케이프 이후 어떤 로컬브랜드가 탄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이를 두고 신세계가 호텔사업을 확장하려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난 7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현장실습을 마친 정용진 부회장의 장남 정해찬 씨가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있고,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 매각설에 조선호텔이 언급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현재까지 레스케이프 외 신규 브랜드 론칭에 관해 진행된 사항은 없으며 레스케이프를 프랜차이징할 계획도 없다. 독자브랜드가 출시되더라도 다른 콘셉트의 호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려면 국내 인지도만으로는 부족
로컬호텔이 자생력을 키워감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구도에 놓이면서 로컬호텔은 타깃 대상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기도 한다. 40년 로컬 호텔로서 노하우를 축적한 프라자 호텔이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오토그래프 콜렉션을 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라자는 2016에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해 프라자 호텔에서 더 플라자 오토그래프 컬렉션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체인호텔의 가이드라인을 현지화된 로컬호텔에 접목시켰다. 40년 토종브랜드로 국내에서 인지도가 탄탄한 호텔이 굳이 해외 브랜드를 단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전세계 네트워킹이 돼있는 예약 시스템과 멤버십을 활용해 해외 고객의 유입을 유도하고 그들로 하여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 플라자는 해외 비즈니스 고객의 유입이 많은 도심에 자리 잡은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외국인 고객의 투숙이 전체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외국인 고객 의존도가 크다. 이로써 더 플라자는 매출이 25%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레스케이프의 진화된 파인다이닝
세계적인 레스토랑, 셰프와의 협업하면서도 레스케이프의 개성을 담을 수 있었던 데는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을 지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한 번 정착이 되면 잘 변하지 않는 기존 호텔 레스토랑의 똑같은 메뉴와 서비스의 아쉬운 점을 보완해서 레스케이프 호텔은 항상 진화하고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공간으로 기획했다. 호텔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다양하게 변화하는 F&B 제휴 파트너들을 통해 컬래버레이션이나 팝업을 진행하며 단순히 메뉴 그대로를 선보이는 것이 아닌 레스케이프 호텔의 색이 가미된 새로운 메뉴와 이벤트를 계속해 선보일 예정이다. 중식당의 경우 Mott32의 시그니처 메뉴는 물론 호텔 자체 개발 메뉴도 계획 중이며, 컨템포러리 레스토랑의 경우 헤드셰프인 손종원 셰프와 더 모던이 레스케이프 만을 위한 메뉴를 구성했다. 바의 경우 택소노미 팀은 제주 감귤 등 한국의 로컬 재료를 이용하고자 연구하고 있으며 바의 시그니처 잔을 직접 제작해 마크다모르의 아이덴티티를 담았다.

레스케이프의 양식당 라망 시크레_ 아브람 비셀 셰프의 플레이킹레스케이프의 양식당 라망 시크레_ 아브람 비셀 셰프의 플레이킹 레스케이프의 팔레드신_ 저온조리 한 메추리알 트러플 샤오마이레스케이프의 팔레드신_ 저온조리 한 메추리알 트러플 샤오마이 레스케이프의 티 살롱_ 르 살롱 바이 메종엠오(Le Salon by maison M_O)레스케이프의 티 살롱_ 르 살롱 바이 메종엠오(Le Salon by maison M_O)

 

워커힐, 축적된 노하우로 외국 브랜드에서 토종 브랜드로 전환
반면 워커힐은 글로벌 브랜드에서 로컬로 돌아선 최초의 사례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2016년 12월,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쉐라톤과 결별하고 지난 2017년 1월부터 워커힐이라는 브랜드로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 워커힐 호텔 측은 “워커힐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이미 형성돼 있는 데다 54년간의 호텔 운영과 서비스 노하우가 있는 만큼, 글로벌 호텔 체인의 규제에 얽매이지 않는 빠른 실행력과 전략적 투자가 병행되면 사업 규모도 키우고 이에 따라 고객 만족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또한 쉐라톤과 W로 이원화해 운영하는 모습보다는 하나의 통합 브랜드 ‘워커힐’로 운영하는 것이 고객들의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에 용이하다고 판단했으며, 보다 효과적으로 호텔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워커힐 호텔은 W 서울 14년, 쉐라톤 워커힐 호텔 30년을 운영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특히 내국인 수요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내국인 고객 점유율이 높은데다가 그랜드 워커힐 서울과 비스타 워커힐 서울로 나눠진 호텔별 타깃층이 골고루 분포돼 다양한 연령의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OTA시장과의 접근도 용이하게 이뤄져 트렌드에 역승하지 않는 다양한 경로의 예약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워커힐은 로컬로 전환하기 위해 수년 간 데이터 분석과 타깃 고객에게 집중하는 전략으로 로컬호텔로 전환한 후 1.5배 매출을 올리는 성과도 얻었다. 올해부터는 온라인 트래블 에이전시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면서 일본과 동남아, 내국인 고객 등이 고르게 유입되고 있다.


한편 워커힐은 2016년부터 캡슐 호텔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진출해 워커힐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하나의 중심축을 확보했다. 워커힐이 선보인 캡슐 호텔 ‘다락휴’는 여행자의 편의를 고려한 콘셉트가 적중해 연일 만실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에 1, 2호점을 오픈했으며 올 7월에는 여수에 다락휴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거점지에 선보일 예정이다.

 

신개념 여행자 플랫폼, 여수 다락휴
여수 다락휴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숙박과 교통 편의성, 여기에 여행자들 간의 정보 교류가 가능한 공간이 더해진 새로운 개념의 여행자 플랫폼을 추구한다. 여수엑스포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한 여수 다락휴는 빅오쇼, 아쿠아리움, 오동도 등 현지 유명 관광 명소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여수시티투어버스 승차장, 여수엑스포여객선터미널과도 인접해 있다. 또한 여수 다락휴 컨시어지에서 SK렌터카와 짐 보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여수를 비롯해 인근 지역까지 편리하고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하다. 여수 다락휴의 객실은 약 2.5평 공간에 침대와 화장실, 샤워실 등 필수 시설만 도입해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한편, 매트리스, 침구, 어메니티는 워커힐 호텔과 동일한 수준의 품질을 유지했다. 일부 객실에서는 창밖으로 여수 바다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무인 키오스크와 키리스 시스템을 이용한 무인 체크인 및 체크아웃이 가능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명이나 온도 등 객실 환경을 설정할 수 있는 IoT 기술도 도입됐다.

여수 다락휴 전경여수 다락휴 전경 여행자 간 정보교루가 가능한 라운지여행자 간 정보교루가 가능한 라운지

 

롯데호텔, 탄탄한 포트폴리오 갖춰 해외진출에 박차
로컬호텔이 자생력을 갖춰감에 따라 토종브랜드로서 가장 많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롯데호텔은 아시아 탑 3 브랜드 호텔을 실현하기 위해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특히 2014년 기준 15개 호텔, 객실 5610실이던 롯데호텔은 불과 4년 만에 전 세계 7개국 30개 호텔, 객실 1만실을 운영하는 글로벌 호텔이 됐다. 롯데호텔이 이처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데에는 글로벌 체인호텔로 도약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국내외 벤치마킹은 물론 트렌드 분석으로 통해 전세계 세일즈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글로벌 체인들과 경쟁하기 위한 브랜드 파워 강화에 주력함으로써 브랜드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이뤄냈다. 특히 글로벌 체인 호텔과의 경쟁에 있어서 미래 가치를 위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롯데호텔은 넥스트(New Extraordinary Thinking) 조직을 신설하고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로컬호텔의 미래 먹거리, IT 기술을 담아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로컬호텔을 살펴보면,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짚어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미래 가치를 신속히 판단해 수용하는 것이다. 롯데호텔은 글로벌 표준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올해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호텔부문 1위에 올랐을 만큼 롯데만의 서비스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 진출 시 가장 강조되는 것이 표준화된 서비스와 서비스 역량 강화다. 여기에 IT를 접목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글로벌 체인호텔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롯데호텔의 디지털 플랫폼과 관련해 넥스트팀의 전주영 팀장은 “기존 시스템을 전면 검토해 글로벌 체인호텔 운영을 위한 글로벌 IT 플랫폼을 구축 중이며, 영업시스템은 글로벌 IT 패키지를 도입해 국내외 전체를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체인호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국내외 통합 멤버십도 선보인다. 전 팀장은 “국내외 통합 ERP를 구축해 글로벌 멤버십과 국가별, 호텔별 특성을 반영한 통합 로컬 멤버십을 통합해 선보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AI 스피커, 홈로봇 등의 외부시스템과 호텔 예약관련 시스템을 연계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롭게 진행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연계해 24시간 실시간 채팅 지원 서비스를 도입하고 게스트 히스토리 이력 관리 시스템 등의 서비스 개선 솔루션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이미지, URL, 파일 첨부가 가능한 채팅 시스템을 만들어 고객의 문의 사항을 실시간 상담할 수 있게 된다. 롯데호텔 커뮤니케이션실 민지호 팀장은 “이는 롯데호텔 홈페이지, 모바일웹, 어플리케이션 모두에서 가능하며 시·공간의 제약없이 보다 쉽게 호텔과 소통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향후 상담 서비스의 다양한 외국어를 지원하고 상담 데이터 베이스를 분석해 2~3년 내에 챗봇 운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워커힐은 호텔에 IT 기술을 도입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감성적인 경험을 강조했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 설치된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나 다락휴의 무인 키오스크, 키리스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다락휴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으로 예약과 체크인, 체크아웃은 물론 조명과 냉난방 조절이 원격으로 가능하다.

 

해외 진출의 성공사례,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이 2015년에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는 2017년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 ‘트래블 앤 레저(Travel + Leisure)’가 주관한 ‘2017년 뉴욕 최고의 호텔(The 10 Best Hotels in New York City)’ 10위, 2018년 미국의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가 주관한 ‘2018년 뉴욕 최고의 호텔(The Best Hotel in New York City)’ 3위에 선정되며 세계 유명 체인호텔의 각축장인 뉴욕에서 최고급 호텔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호텔롯데의 성공적인 미국시장 안착은 우수한 시설에 한국 특유의 ‘정(精)’이 담긴 서비스 노하우를 자존심 강한 현지 직원들에게 성공적으로 전수함으로써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매년 현지의 교육, 객실관리, 식음료 간부급 책임자 10명을 대상으로 서울에서 교육이 이뤄진다. 김정환 대표이사, 몰튼 앤더슨 시그니엘서울 총지배인 등의 특강과 롯데호텔 서비스 아카데미에서 표정, 서비스마인드, 전화예절, 불만 고객 응대 등 롯데호텔만의 서비스 스탠다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반대로 서구인들의 관점에서 본 개선사항 역시 롯데호텔의 서비스 개선에 반영돼 시너지 효과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이다.

 

롯데뉴욕팰리스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 단독 로드쇼, 지난 6월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토종호텔로는 최초로 단독 해외 로드쇼를 진행했다.롯데호텔 단독 로드쇼, 지난 6월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토종호텔로는 최초로 단독 해외 로드쇼를 진행했다.

 

정체성 담긴 로컬호텔로 조화로운 토양 만들어야
로컬호텔, 나아가 호텔업계의 터를 단단하게 다져가려면 대형 로컬호텔이 특색 있는 중소 로컬호텔과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로컬 호텔이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다. 나아가 로컬의 특색을 갖춰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는 것도 필요하다. 로컬호텔이 로컬의 텃밭에만 국한된다면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직접 운영하는 방식에서 진일보해 체인화를 통해 로열티를 받아 운영하는 구조로 이어져야 글로벌 체인 호텔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로컬의 개성을 담은 브랜드의 체계화다. 정체성, 로컬 호텔만의 포인트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고객을 열광하게 하는 키워드는 바로 이것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진화된 다락휴, 여행자 감성에 더 깊이 다가서”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김철호 상무 / Sales & Marketing 실장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다락휴 1, 2호점과 올해 8월 오픈한 여수 다락휴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떤 점이 적중했나?
다락휴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시간제 과금이다. 오버나이트(20시~8시)기준으로 99%가 만실이며 냅(9시~20시) 주간에도 객실의 절반은 차 있다. 한 달 반에서 두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객실이 없다고 보면 된다. 전통적인 호텔에 없는 시간제 과금이 주는 합리적 소비와 연계된 부분이 좋은 평가로 이어지는 것 같다. 특히 다락휴는 이용객들의 자발적인 SNS 홍보가 많았다. 평균 가격 5만 원 수준으로 객실을 모두 팔아도 연매출이 16억 원 정도이다. 여기에는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무인 키오스크, 객실 제어 앱을 활용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데 따른 절감 효과도 있다.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 보다 공항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한 데 워커힐이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달성했다고 본다. 결국 다락휴는 여행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탄생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여수 다락휴의 콘셉트는 기존의 다락휴와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여행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행의 즐거움에 호텔이 거론되는 것은 드물지 않나. 여행자 입장에서 럭셔리 호텔에 머물면서 불필요한 공간과 낭비에 대해 고민해보고 천편일률적인 비즈니스호텔에서 워커힐이 가진 차별성을 가지고 연구했다. 결국 다락휴는 여행에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고 숙소의 기본이 되는, 숙면의 중요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여수 다락휴를 다락휴 1, 2호점과 비교하자면 가장 큰 차이점이 여행자의 감성에 더 깊이 다가갔다는 점이다. 샤워실이 포함된 객실을 기준으로 1.7평에서 2.5평으로 넓어졌고 커뮤니티 공간인 라운지를 뒀다. 여행지에서 공용공간은 소비를 자극하는 상업적인 리테일 시설이 아닌 여행에 기분 좋은 것들을 모아놓은 공간이 돼야한다. 여기에 최인아 대표(최인아 책방)의 큐레이팅으로 다양한 감성을 채울 수 있는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여행자 간의 대화가 필요한 빅 테이블, 핸드폰 충전, 바다 전망 소파, 무료 커피와 조식, 여수의 낭만까지 커뮤니티 공간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워커힐은 획기적인 운영방식의 캡슐호텔로 사업을 확장하며 브랜드를 지탱하는 큰 축이 되고 있다. 워커힐의 정체성을 다락휴에 어떻게 표현했나?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정통성과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기술이 접목된 휴먼 터치를 모티브로 휴식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을 과하지 않게 담았다. 워커힐만의 품격이 느껴지는 객실 컨디션은 그랜드 워커힐의 감성을 담았고 무인 키오스크, 키리스앱, 디자인의 혁신성에 있어서 비스타 워커힐의 영향을 받았다. 

 

다락휴의 확장 계획은 어떤가?
다락휴는 투자 효율성과 운영 효율성이 높은 모델이다. 객실이 모듈방식으로 이뤄져 이동과 재생이 가능하고 건물을 짓는 게 아니므로 공사 기간도 길지 않다. 국내외 많은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현재는 다락휴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로 객실의 표준을 업그레이드 시켜 선보이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다. 따라서 내부적인 매뉴얼과 브랜드를 다져 KTX 역사가 있는 국내 주요 여행지를 거점으로 다락휴를 선보인 뒤 적절한 시점에 해외 진출이 이뤄질 것 같다. 여수를 시작으로 ‘다락휴 +지역명칭’의 시티 버전이 전개될 것이며 차기 거점지는 강원도를 눈 여겨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