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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더욱더 화려해지는 호텔들의 Brand-up 전략 Collaboration

2017년의 국내호텔업계는 매우 힘든 한해를 보냈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관광객 감소율 23.5%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2016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전체의 과반수에 육박하는 46.8%를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율은 무려 49.6%로 실로 놀라울 정도다. THAAD 갈등이 본격화된 2017년 3월 이후로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관광산업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최근들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는 긍정적인 부분들이 보이고 있지만 2014년까지 지속된 호텔업계의 호황을 다시 누리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아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17년 9월 사드관련 ‘현안과 과제’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 특정국 관광객에 편중된 의존도를 벗어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둘째, 개별여행객 중심으로 중국인의 방한이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셋째, 한국관광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마지막으로 관광관련 사업체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브랜드가치 제고’라는 부분을 주목하고자 한다.

비록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신규공급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관광 숙박시설을 건설하는 경우 용적률에 관해 혜택을 주는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례법’의 적용을 받고자 2012년 7월 이래 단 3년만에 150개 이상의 호텔이 신규 공급될 정도로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시장 상황이 녹녹치 않은 현재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가 불분명한 호텔들은 빠르게 시장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호텔들이 각자가 만들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있다.

필자는 컬래버레이션이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 생각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략적 제휴의 일종인 컬래버레이션은 같은 목표를 가진 서로 다른 두 가지가 만나서 서로의 경쟁적 우위와 역량을 바탕으로 매출, 브랜드 이미지, 고객관리 등에 있어 좋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궁극적으로는 서로의 이익 창출을 위해서 만들어지는 관계이며, 동종(同種) 또는 이종(異種) 분야가 상호 협력을 하게 된다. 특히 다른 분야가 협력하게 되면 단순히 호텔이라는 산업의 경계를 넘어 고객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와 인식을 전달 및 형성 할 수 있어 ‘경험’을 중요시하는 오늘날의 고객들의 성향에 부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아래의 소개할 내용들은 고착된 산업 문화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컬래버레이션 시도를 한 해외사례들이다.




특별한 가치 제공

영국 런던 중심가에 위치한 5성급 Claridge’s Hotel은 1856년에 오픈한 유서 깊은 영국 최고의 호텔로서 2009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11월 중순~1월 초)마다 세계적인 패션브랜드와 매우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오고 있다. 바로 로비공간에 클라리지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것이다. 2009년과 2010년은 당시 크리스찬디올의 수석디자이너였던 존갈리아노(John Galliano)에 의해서 꾸며졌고, 2011년은 랑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버엘바즈(Alber Elbaz)가 맡아서 진행을 했다. 2012년에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캘리 엘리스(Kally Ellis)가 특별한 트리를 만들었고, 2013년과 2014년은 돌체앤가바나의 도메니코 돌체(Domenico Dolce)와 스테파노 가바나(Stefano Gabbana)가 2년 연속 공간연출을 맡았다. 

2015년에는 버버리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인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her Bailey)의 100개가 넘는 금속우산으로 만들어진 트리가 장식됐다. 2016년에는 클라리지는 전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데,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듀오의 작품을 내놓게 된다. 바로 애플의 최고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와 애플워치 등을 디자인한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히는 마크 뉴슨(Marc Newson)의 손길을 거쳐 탄생됐다. 기존의 디자이너들이 로비공간에 자신만의 특별한 디자인 철학이 가미된 트리를 만들었던 반면에 이들은 정작 크리스마스 트리 자체는 화려한 오너먼트도 없고 반짝이는 알전구도 없는 간결하게 만드는 대신에 트리가 위치한 로비공간에 이르는 통로 전체를 눈이 덮인 신비로운 숲으로 만들어 버렸다. 천장의 조명을 통해 매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숲 속을 지나 멋진 호텔에 이르게 되는 경험을 선사해 준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7년에는 샤넬을 현재의 독보전인 브랜드로 성장시킨 아트디렉터였고 현재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s)의 수장인 칼 라거펠트의 시각으로 거꾸로 자라는 독특한 트리를 선보였다.
 
190실이라는 크지 않은 호텔이지만 400명이 넘는 숙련된 직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끊임없는 자신만의 색깔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는 클라리지 호텔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크리스마스 트리 이벤트를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연속적으로 진행해 지속적인 화제성을 유발하고, 특히 홈페이지에는 크리스마스 섹션을 따로 다뤄 트리에 대한 기록 및 관련 상품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1년 동안 새로운 트리를 기다릴 수 있는 이유를 아낌없이 선사하고 있다. 이에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연매출이 1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2016년 기준 463실을 갖고 있는 서울신라호텔의 연매출은 1436억 원(면세점 부문 제외)임을 고려하면 브랜드 가치상승을 통해 놀라운 매출을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에도 최고급 호텔로 명성을 떨쳐왔지만 현재는 다양한 패션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수많은 셀러브리티들 및 패션관계자들이 사랑하고 아끼는 최고의 호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 플랫폼

‘Community Matters’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더벳시(The Betsy) 호텔은 미국 마이애미의 사우스비치에 위치한, 2017년 Conde Nast Traveler Gold List Award를 받은 최고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이다. 이 호텔에는 독특한 방이 존재하는데 바로 ‘The Writer’s Room’이라는 곳이다. 지역 내 또는 미국 내의 작가 들 및 아티스트들이 1년 내내 상주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일반적으로는 일요일에서 수요일까지 3박 4일을 머물게 되나, 특별한 경우에는 1주일 이상 거주하기도 한다. 거주하게 되는 작가 또는 아티스트들은 무료로 객실을 사용하는 대신에 몇 가지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첫째, 그들의 경험담을 호텔 블로그에 올려야 하고, 둘째, 호텔과 연관된 지역사회 행사에 참여해 그들의 작업에 대한 소개도 하고 지역민과의 교감을 이루는 시간도 갖고, 마지막으로 자필 서명한 최근의 발행 작품을 ‘The Writer’s Room’에 기증하는 것이다.

2012년 시작된 이래로 현재까지 500명이 넘는 작가 및 아티스트들이 머물면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문학교실, 다양한 자선단체 및 문화예술 단체와의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 제공, 지역 대학교와의 문학프로그램 및 작곡프로그램 컬래버레인션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자선사업을 실시해 지역과 동반성장을 해왔다. 특히 더벳시 호텔 입장에서는 2016년 기준으로는 전 세계 29개국이 참가하고 269개의 갤러리와 4천여 명의 작가들이 참가해 7만 7천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미술계의 최대행사인 아트바젤(Art Basel) 마이애미 행사에서 ‘The Writer’s Room’에 기증된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호텔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독특한 컬래버레이션은 130실의 작은 규모의 호텔을 단순히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중의 하나가 아닌 지역을 대표하는 풍부한 문화요소들을 갖춘 호텔로 변모시켜, 문화를 대표하는 지역의 플랫폼으로서 더벳시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확립해 성장하는 견고한 기반이 돼주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호텔산업의 경우 자기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고 극대화 하는 것은 소비자의 다양해진 욕구를 부합하고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이러한 차별화된 가치를 어떻게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매우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